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 비례대표

김규환 의원은 강원도 평창에서 화전민의 5대 독자로 태어났다. 목숨을 건 강인한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가난과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 품질명장에 오른 그의 특별한 이력은 각종 매체에 소개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규환 의원을 만나 그의 인생과 정치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살던 고향은 해발 700미터의 산속 동네였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열다섯 살 때부터 아프신 어머니의 약값을 벌고 여동생을 돌보기 위해 일을 시작했습니다.”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한 김규환 의원이 처음 맡은 일은 회사 마당을 쓸고 풀을 뽑는 일이었다.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출근해 일을 시작한 그는 부지런함을 인정받아 입사 1년 만에 사환에서 기능사원 보조원으로 승진했다.

“공장 안으로 출근해보니 모든 게 컴퓨터로 움직이고 처음 보는 정밀기계도 많아 놀랐습니다. 거기서 일하는 분들은 국가기술자격증까지 가지고 있어 절로 머리가 숙여지더군요. 선배들에게 예쁜 짓을 해야 귀여움을 받고, 귀여움을 받아야 기술을 배워 정식기능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규환 의원은 자신의 기본 업무는 물론 선배들의 기계청소까지 도맡았다.
“한번은 고참이 기계를 깨끗이 닦으라는 뜻으로 목욕을 시키라고 하더군요. 저는 곧이곧대로 세제를 풀어 기계를 닦았습니다. 그런데 기계 내부에 세제가 들어가 거품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고민하던 김규환 의원은 밤새도록 조립도를 보며 기계를 분해한 뒤 샅샅이 닦고 기름칠을 했다. 이런 식으로 그가 4년간 뜯은 기계가 무려 2천여 대에 이르렀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기계에 대해 도사가 되어갔고 선배들도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기능사원 보조원에서 62종 초정밀부품 국산화 이끈 주역으로
1980년 보조과정을 마친 김규환 의원은 정식 기능공에 발탁됐고 공장의 핵심부서인 메인 스핀들 연삭작업장에 배치됐다. 마침 회사에서는 품질관리 분임조 활동을 강조했다. 분임토의를 통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라는 취지였지만 선배들은 귀찮은 분임조장 일을 막내인 김규환 의원에게 맡겼다.

“8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에서 거의 수입하던 부품인 메인 스핀들은 가공 시 허용오차가 1000분의 1㎜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도면대로 정확하게 가공했는데도 몇 시간이 지나면 부위에 따라 치수가 변해 불량으로 이어졌습니다.”

분임조원들과 함께 원인을 찾느라 골몰하던 그는 곧 원리를 알아냈다. 같은 온도에서 작업했지만 연마하는 강철의 종류와 강도, 탄소함유량에 따라 작업 중 생기는 표면온도가 달랐던 것이다. 워낙 정밀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온도에 따른 철의 미세한 부피변화가 작업 후 불량으로 이어진 것이다.

원인은 찾았지만 철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제각각인 온도에 따른 부피변화의 평균값을 구해내는 것이 문제였다. 그는 기계 앞에 모포를 깔고 휴일도 반납한 채 수없이 쇠를 깎고 또 깎으며 메인 스핀들을 실험했고 2년 6개월의 연구 끝에 ‘정밀가공을 위한 온도치수 보정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후 김규환 의원은 분임조 활동을 주도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출해 수입에 의존하던 총 62종의 초정밀부품들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품질명장에 이르게 된다.

미래 세대 먹거리 창출 위한 발명 활성화 주도할 것
김규환 의원은 태양열을 이용해 난방과 전기를 얻는 장치를 만드는 등 발명에 열중하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먹고살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다음 세대를 위한 미래 먹거리가 무엇일까 고민하던 저는 발명에 답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발명교육 의무화와 청년명장 육성, 한국 마이스터칼리지 설립, 대한민국 국회발명대전 개최 등을 목표로 정치입문을 결심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9월부터 시행된 ‘발명교육 활성화 지원법’은 그가 발의해 통과된 제정법이다. 자원 빈국인 대한민국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발명을 통한 신기술 개발과 창의적 인재양성이 지속돼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인 저는 2급 기능사자격증도 9번 실패한 뒤 10번 만에 땄고 대학도 36세의 늦은 나이에 졸업했습니다. 9전10기의 악바리 정신을 발휘해 스펙보다는 타고난 소질과 재능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글. 김현아 사진. 임진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