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우캐피탈의 이강천 사장은 이름 기억하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한 강의를 듣고서는 “이름 기억? 제법 중요할 것 같은데, 어디 한 번 해보자!”라고 결심했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장은 골프장에 가게 됐다. 먼저 캐디의 이름을 외우기로 한이 사장은 골프를 치는 동안 의식적으로 캐디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이경숙 씨!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경숙 씨! 여기선 어떻게 치면 좋을까요?”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는 이 사장의 태도에 캐디 역시 사무적으로 따라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는 이렇게 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며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공이 없어지거나 가져오기 힘든 곳에 빠져도 기분 좋게 찾아오는 등 무척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이 사장 역시 그 날은 평소보다 무려 3타수나 줄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기분도 상쾌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가 조금만 신경 쓰면 나도 좋고 남도 좋구나. 이렇게 좋은 것을 그동안 왜 안 했을까? 앞으로는 이름 기억하는 것을 생활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샤니의 대구공장에서 강의를 하던 어느 날, 강좌를 마친 직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몇몇 직원들이 우스갯소리로 “우리가 식당 아주머니의 이름을 불러드리면서 칭찬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오늘 카네기 코스에서 배운 대로 진지하게 한번 해봅시다”라고 말했다.
마침 지배인이 가까이 오자 “서영숙 지배인님! 이 집은 분위기도 참 좋고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입니다. 아마 서영숙 지배인님께서 잘 관리하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음식도 정갈하고 맛이 좋은데 어떻게 만드는지 지배인님께서 그 비결 좀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지배인은 활짝 웃으며 “별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그냥 손님들 입맛에 맞게 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어쨌든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이네요”라며 기뻐했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 예상치 못했던 대접을 받았다. 양주 한 병이었다. 처음부터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이름 기억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구재문 씨는 평소 남들이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도 정작 본인은 다른 사람의 이름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한번은 우체국에 갈일이 있어 잠깐 들렀는데, 우체국 직원들이 가슴 왼편에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게 찍힌 명찰을 달고 있었다. 그 중에 ‘박경란’이라는 직원이 있었는데 평소에는 한 번도 그 직원의 이름을 주의 깊게 본 적이 없었다. 그날은 마음먹고‘이름 부르기’를 실천해보리라는 다짐아래 용기를 냈다.
“저, 제가 삼행시로 이름 풀이 한번 해드려도 될까요?”
손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란 직원은‘무슨 소리야’하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좋다고 했다.
“박하사탕같이 시원하고, 경우를 아는, 난초 같은 여자, 박경란!” 그러자 그 직원은 예상하지 못했던 삼행시를 들어서 놀라는 것 같으면서도 무척 좋아했다. 박경란 씨의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니 구재문 씨 역시 기분이 좋았다.
그 후 간혹 우체국에 들를 때면 그 직원은 잊지 않고 그를 기억했고 더없이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구재문 씨는 그때서야 비로소 사람들에게 이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가슴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상대방의 이름을 정중히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이름을 확인했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조심스레 물어보기도 하고, 혹 어려운 이름이면 수첩에 적어놓은 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일기장에 이름을 쓰며 사람들의 인상이나 기억할 만한 점을 떠올려가며 기억하려 애썼다. 또 주말에는 일기장을 쭉 훑어보며 그동안 외웠던 이름들을 다시 한 번 반복했다.
전에는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신경을 써서 남의 이름을 외운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처럼 제대로 기억하게 되었다.
두보건설의 이익주 사장은 평소 자신의 이름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이름이 익주냐? 어디 가서 소개하기도 창피하고, 이름을 어떻게 좀 바꿀 수는 없을까?” 늘 이런 생각에 시달렸기 때문에 이 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소개할 때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그러던 중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의 이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개하느냐도 무척 중요하다”라는 내용의 강의를 듣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름을 잘 소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어느 날, 같이 강의를 듣던 동료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이익을 주는 사나이, 이익주! 어떻습니까?”
“이익을 주는 사나이, 이익주요? 그거 괜찮은데요!”
그 다음 주 강좌에 들어온 이 사장은 약간은 흥분된 목소리로 자신이 체험한 일을 들려주었다. “제가 며칠 전에 건설회사를 방문했는데 제 이름 소개를 ‘건설업을 통해서 이익을 주는 사나이 이익주입니다’라고 했더니 상대방이 ‘야! 참 멋있는 분이군요! 뭔가 특별한 분인 것 같습니다’라며 아주 좋은 반응을 보여 거래를 무사히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 기억하고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이름을 다른 사람이 기억하기 쉽도록 잘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푸르덴셜 생명의 김손영 사장은 직원들과 미팅이 있을 때마다 참석한 직원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씩 다 불러준다. 언젠가 한번은 12명의 생활설계사가 근무하는 한 지점에 들러 “○○○ 씨!”, “ ○○○ 씨!”하며 12명의 이름을 일일이 다 불러주자 그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지점의 영업 실적이 두 배로 오르게 되었는데, 이것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볼 수 있을까?
현대목재의 경규한 사장은 신입사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기로 결심한 뒤 그 많은 신입사원의 이름을 모두 외웠다. 후에 신입사원과 대화의 자리를 갖게 되었을 때 한 사람씩 모두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했더니, 신입사원들이 깜짝 놀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신입사원 인기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름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너무 흔해서 별 가치가 없는 듯 보이지만 실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법칙 중 하나다. 사람에게 무언가 부탁할 때에는 그 사람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다.
어떤 커뮤니티의 기획위원이 위원회의 멤버를 모집하려고 했다. 그래서 열다섯 사람에게 전화를 했는데 모두가 바빠서 도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법을 바꿔서 열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프로그램에 그 사람들의 이름을 인쇄하고 싶다고 제의하면서 우리들의 위원회에 참가하지 않겠느냐고 부탁을 한 것이다. 그러자 전원이 승낙을 해주는 일이 일어났다.
누구에게 있어서나 자기의 이름에는 꽤 아름다운 반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손바닥에 보석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이것은 몇 번을 해도 싫증을 내는 일이 없는 유력한 수단이다.
게다가 상대방의 저항력을 약화시키고 적의를 없애게 된다. 반대의견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자기는 중요한 인간이라고 기분 좋게 느끼게 해주는 방법이다. 이름을 잘 기억해주자. 그러면 상대방도 나도 모두 의미 있는 인생을 살게 된다.
|
|
> 알림공간 > 한국표준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