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초점 맞춘 품질혁신 '이지MB모델' 발굴 각국 표준영향력 강화… 국내기술 반영 적극 나서야
최갑홍 한국표준협회 회장이 표준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표준이 국가발전과 기업경영의 전략적 툴로써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 회장은 "표준은 이제 제품과 서비스 영역을 넘어서 기업 사회적책임(SR)의 도구나 사회통합에까지 활용될 수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20일 열릴 국가품질경영대회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 회장을 만나, 표준과 품질에 대한 그의 소신을 들어봤다.
대담=서낙영 지식산업부 부장
-협회는 크게 보면 품질진흥과 산업표준 지원을 주 업무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기관 소개를 하신다면.
=표준협회는 1962년 산업표준화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여느 산업계의 협회와는 다소 다르다. 산업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준들 즉 윤리, 품질, 기업의 부패, 환경수준 등을 정하는 게 스탠더드다. 즉 비즈니스활동에서 이뤄지는 각 활동을 스탠더드로 정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다.
또, 이 기준이 만들어졌으면 사람, 서비스, 제품 등이 이 기준에 적합한지 지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기업의 상황에는 식스시그마를 적용하는 게 좋다는 등 품질에 맞게 기법을 전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영기법을 교육을 통해 기업에 전수하고 있다.
세번째로는 이 기준과 품질이 규격에 적합하다면 상을 주는 것이다. 로하스, KS 등 표준과 품질에 맞는 인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표준협회의 포맷이다. 이와 함께, 이것은 결국 사람이 관리하는 일이다. 따라서 인적자원관리를 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게 우리 협회의 일이기도 하다."
-20일 열리는 `국가품질경영대회'가 34회째를 맞이했는데, 이 대회의 성격과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에도 유사한 대회가 있다면.
"국가품질경영대회는 매년 11월 `품질의 달'을 맞아 품질경영 활동에 앞장서 산업계의 품질 제일주의 확립에 기여한 공로자와 우수업체를 발굴ㆍ포상함으로써 품질경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실시되는 행사다. 지난 1975년 전국품질관리대회라는 이름으로 1회 대회가 열렸으며, 현재와 같은 국가품질경영대회라는 명칭은 2000년 26회 행사 때부터 사용됐다. 1992년 18회 대회부터 대통령 참석 행사로 격상되면서, 한해 우리 산업계의 품질활동 성과를 총 결산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우리와 유사한 정부 주도의 국가품질대회를 운영하는 대표적 사례는 미국에서 찾을 수 있다. 1980년 미국은 재정과 무역분야에서 2000억 달러의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며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상실할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새로운 개념의 품질경영운동을 범국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품질경영상과 비슷한 `말콤 볼드리지상(Malcolm Baldrige)'을 1987년에 제정했다. 이 상을 계기로 미국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꿨으며, 상의 권위를 높이고 국민들의 지속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시상식을 대통령 주재로 매년 거행하고 있다."
-최근 경제상황이 어렵다. 그동안 국가품질경영대회가 우리 산업발전에 많은 역할을 하였다고 들었다.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는다면.
"우리나라의 품질경영활동은 1961년 공업표준화법의 제정과 1973년 공업진흥청의 발족과 함께 전 산업계의 실천운동으로 추진돼 산업 체질을 강화하고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켜 산업을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이들 기업과 근로자들의 헌신에 힘입어 1964년 1억 달러 수출기록을 달성했고, 2007년 기준 수출 3700억 달러의 대기록을 세움으로써 선진경제 국가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게 됐다.
지난 1975년부터 실시한 이 대회를 통해서 414개의 품질경영 우수기업, 3701개의 우수분임조, 1242명의 품질명장, 1526명의 유공자가 포상을 받았다. 현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조선, 가전, 철강, 반도체 산업도 품질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두는 품질경영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한다."
-국가품질경영대회의 지향점이 있다면.
"MB모델은 대기업이 적용하기 쉬운 모델이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서 이보다 쉬운 MB모델, 즉 중소기업이 품질혁신을 하는데 적용하도록 이지MB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키려고 한다. 이와 함께 국가적인 무게중심도 생산현장 활동에 초점이 되도록했으면 한다. 이 행사는 훈포장만 12개가 나오는 행사이다. 산업뿌리가 되는만큼 정책의 우선순위와 관심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표준현황에 대해 몇 가지 얘기해달라.
"과거에 표준은 전통적으로 생산현장의 품질향상을 위한 기준이었고, 또 소비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 표준의 역할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첫째는 무역정책의 수단으로 표준이 활용되고 있다. 표준이 다른 경우는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U가 리치(REACH) 등을 내세우며 여러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환경보호가 아니라 환경장벽을 치고 있는 셈이다.
또 SR의 툴로써 기능하고 있다. SR의 핵심은 크게 4가지로 윤리, 환경, 반부패, 노동 등이다. 실제 기업들이 이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바로 ISO 26000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가이드라인을 표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표준은 이와 함께 사회통합의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이미 국제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표준을 잘 활용해서 제도의 선진화와 투명화를 기해야한다. 또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면, 우리 문화, 우리 관행, 우리기술들이 국제표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표준제정에 참여해야한다."
- 흔히 표준전쟁은 승자독식이라고 하는데 어떤가.
"그렇다. 실질적으로 표준을 아는 LG나 삼성 같은 경우는 표준화전략을 잘 활용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면 마케팅이 필요하다. 여기에 지적재산권을 넣으면 경쟁력이 강화된다. 이와 함께, 제품, 지적재산권을 만들고 국제표준을 만들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한때는 빌 게이츠가 세계 제일의 부자라고 했다. PC운영체제 윈도를 만들어 거의 세계 표준으로 보급시켰기 때문이다."
- 얼마전 ISO 총회를 다녀온 소감은.
"자국의 표준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굉장히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스탠더드 엄브렐러라는 말을 사용한다. 일본은 일본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우리나라는 우리대로 등등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기 우군을 찾아서 활동한다.
또 표준화의 영역이 제품과 서비스 영역을 넘어서고 있음을 봤다. 이번 주제도 `Sustainable & Intelligent Building'이었다. 내년 ISO 총회 주제는 기후변화이다. 즉 표준의 기능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 영역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임기내 하고 싶은 일이나 중점사업은.
"기업은 표준을 활용해 능률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정부는 정책에 임플리먼트할 수 있는 수단이 표준이다. 이런 입장에서 표준이 중요하다. 안타까운 것은 표준이 생산현장에만 묶여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추세는 그게 아닌데 말이다. 정부나 기업이 표준을 국가 정책의 전략적 툴로써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협회가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표준이 국가 발전과 기업경영의 전략적 툴로써 활용할 수 있다는 유용함을 적극 알리고 싶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21010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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