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 제주도 남쪽 바다 끝에서 북쪽 끝 어느 산자락, 강가, 바닷가 사이에서 2002년 한 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온 아름다운 사람들 저축한 돈 없고 빚진 일도 없이 이쪽 찾아 저쪽 메우며 빠듯하게 살았지만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은 좋은 일이 더 많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짓는 아름다운 사람들 어느 때는 화내고 어느 때는 참고, 어느 때는 따지고 어느 때는 속아 주고, 어느 때는 기다리고 어느 때는 찾아가고, 어는 때는 욕심 부리고 어느 때는 양보하면서 자기 자리를 지켜 온 아름다운 사람들 고개만 들면 천 번도 볼 수 있는 밤하늘의 별을 올해도 서너 번 봤는지 아니면 한 번도 안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 늦은 퇴근길에 일부러 고개 들어 별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람들 지쳐 쓰러질 것 같지만 아침이면 일어나 다시 기운 차리고 묵묵히 일터로 향하고, 저녁이면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늦은 밥을 먹고 눕자마자 코를 고는 아름다운 사람들 바다도 보고 싶고 산에도 가고 싶고, 골목길도 걷고 싶고 먼 나라로 여행도 가고 싶고, 고향 친구도 만나고 싶고 옛 사랑도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여 한 번쯤 만나 보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사람들 어른에게 잘해야지,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지, 돈보다는 정성이고 공부보다는 사랑이야 하면서 날마다 마음을 다독이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짜증내고는 스스로 미워 가슴을 치는 아름다운 사람들 출처 :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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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재희
2008-04-17 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