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1일부터 <블링>의 수석기자로 일하던 제가 2009년 10월 1일 부로 <블링>의 편집장 직을 맡게 됐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빌자면 “영광인 줄 알아” 야 할 자리이고 다른 누군가의 말을 빌자면 “고생길이 훤한” 자리입니다.
처음 맡는 일이라 의욕도, 욕심도 크다 보니 이침부터 밤까지 어딘지 모르게 뛰어다녔는데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했고 가끔 티 안 나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일하다 뚝 떨어진 외톨이가 아니었기에, 새 부대에 담긴 헌 술이기에 별다른 혼란은 없었습니다.
편집장이 되기 전, 후배기자들을 모아놓고 술주정 삼아 했던 “ 내가 이전과 같을 수는 없을 거야. 너희를 재촉하고, 괴롭히고, 닥달하고, 아주 가끔만 토닥일 수 있을 거야 “ 라는 선언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우리 기자들 적잖이 마음 고생이 있었을 겁니다. 술자리라면 빼놓지 않고 저를 부르던 기자들이 이제 저를 은근히 따돌릴 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이 과정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새 부대에 담긴 새 술은 새 향기를 내야 하는 법이니까요.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그런 시도들이 반발 대신 칭찬과 응원이라는 결과를 얻어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요.
응원해 주십시오. 새 부대에 담긴 헌 술, ‘프레시’ 하면서도 ‘빈티지’ 한 향기를 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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