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트요. 심사위원의 점수로 승패가 갈리니까요. 골프요 다양한 클럽(전략)을 사용해야하니까요. 육상이요. 밤새려면 지구력이 필요하거든요. 축구요. 여러명이 협력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요. 다양한 답이 나왔는데 아쉽게도 그중에 내가 생각한 정확한 답은 없었습니다.
정답은 '축구'입니다.
저중에 싸우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하는 경기는 '축구' 밖에 없습니다. 축구는 상대가 수비축구냐 공격축구냐 유럽축구냐 남미축구냐에 따라 우리도 전술과 포맷을 바꿔야 하는 경기입니다. 그래서 축구에선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일도 많습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딱 그렇습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지고 온 직원들은 늘 핑계를 하나씩 댑니다.
상대회사가 저희보다 큰 회사라서요. 고객이 저희보다 작은 회사를 선호해서요. 저희 AE가 상대 AE보다 해당분야 경력이 없어서요. 저쪽은 사장이 들어와서요. 고객이 외국계 회사를 더 선호해서요. 저희가 너무 비싸서요. 크면 커서 지고 작으면 작아서 지고 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 PT에 임하기 전에 몰랐던 사실인가요?"
나는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하더라도 고객사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만나서 대화를 나눕니다. 그들은 RFP에는 담지 못했지만 진짜로 원하는 바를 한 두가지씩 마음 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싸우는 경쟁사를 염두에 둔 이야기를 꼭 추가합니다. 작은 회사와 싸울 때는 왜 우리같은 큰 회사와 일해야 안정적인지 설득하고 큰 회사와 경쟁을 해야할 땐 반대로 왜 순발력있는 우리같은 작은회사가 이 프로젝트에 어울리는지를 강조합니다. 마타도어와는 좀 다른 얘기입니다. (마타도어를 하면 오히려 고객사에게 신뢰를 잃을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건 본질이 아니라고 따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은 전략이지만 경쟁의 본질은 "상대" 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늘 프레젠테이션이 아니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 커뮤니티 > 좋은글 
골프 말고 축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