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맑은 날, 하늘을 보면 가슴에 한줄기 선을 깊게 그어주는 하늘의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하얀 선을 그으며 어디론가 자유롭게 날아가는 비행기 꼬리구름의 모습입니다. 어린시절, 비행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때, 눈이 시려서 쳐다보기 힘든 푸른하늘 위에 그려진 그 꼬리구름이 없어질 때까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목이 아프도록 쳐다보며 하늘에 대한 꿈을 가졌던것 같습니다. 가끔 지금도 하늘을 보면서 어린시절 추억을 생각하곤 합니다.
8천미터 이상 고도에서 생성 (배기가스 + 찬공기)
동경의 대상이었던 푸른하늘에 그려진 이 꼬리구름 모양의 하얀 선은 바로 비행운(Condensation Trail)이라고 불리우는 일종의 구름입니다. 비행운은 항공기가 맑고, 차갑고, 습한 하늘을 날 때 그 뒤에 가끔 만들어지는 긴 줄 모양의 구름입니다. 이 비행운은 엔진이 2개인 항공기에는 2줄, 엔진이 4개인 항공기에는 4줄이 나타나기 때문에, 지상에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습을 보고 항공기 엔진의 갯수를 맞힐수가 있습니다.
비행운은 주로 작은 물방울이 쉽게 증발하지 않고 얼어 버릴 만큼의 높은고도에서 발생합니다. 보통 대기온도가 영하 38도 이하에 약 25,000 피트 (8000 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나타납니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항공기가 이 고도 이상에서 비행할 때 엔진에서 뿜어져나오는 섭씨 약 625도 고온의 배기가스는 대기 중의 찬 공기와 혼합되고, 이 열을 전달받은 대기 중의 수증기는 더욱 활발히 주위의 수증기와 합쳐져 작은 물방울을 만들게 됩니다.
동시에 배기가스 속의 미세한 입자들 (Condensation Nuclei)은 수증기와 결합해 물방울이 더욱 잘 만들어지도록 도와주는 역활을 합니다. 이 물방울들은 대기의 낮은 온도로 인해 곧바로 얼어버리고 이 얼음 알갱이들이 모여서 우리눈에 보이게 되는 구름, 즉 비행운으로 만들어 지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비행운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제트엔진을 장착한 비행기가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경우라야 가능한 것입니다.
항공기가 내뿜는 매연은 오해
몇일전 지식검색을 보던중, 비행운을 항공기 엔진이 내뿜는 매연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항공기 매연이 아닌 일반적인 구름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에어쇼 등에서 비행기들이 편대비행을 하며 여러 가지 다양한 색깔의 스모그를 뿜는데, 이것은 일종의 연막탄 같은 것으로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멋스러운 비행운과는 비교를 할수 없게 다릅니다.
하지만 비행운이 생겨나는 과학적 원리야 어떻든 푸른하늘에 흰 줄을 그으며 저 멀리 사라지는 비행기를 바라볼 때만은 어린 시절 비행운을 보며 가졌던 동경과 낭만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음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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