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운동으로, 사우나로, 땀만 빼서는 살 안 빠진다
 시작이 반입니다. 다이어트도 예외일 수 없지요. 그러나 뭐든 제대로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지루한 다이어트를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무엇이 진실인지 눈여겨보십시오.
운동할 때 땀을 많이 흘릴수록 살도 더 빠진다? X
열심히 운동하고 땀에 젖은 티셔츠를 보면서 “오늘은 살이 좀 빠졌겠군” 하고 기대하시나요? 체중 감량은 지방을 얼마만큼 연소하느냐에 달려있지 수분 배출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운동 중 흘리는 땀은 일시적으로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래서 땀을 흘린 뒤 가벼워진 몸은 물을 마시면 곧바로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몸은 정직합니다. 지방 1㎏을 감량하려면 운동으로 약 7000㎈를 소모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 아니라 지방을 연소시키는 운동을 시작하세요.
물만 마셔도 살찐다? X
안타깝게도 물만 마셔도 살찌는 체질이 있습니다. 술 한 잔만 마셔도 금방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소주 한 병을 마셔도 멀쩡한 사람이 있지요? 그 차이는 알코올 분해효소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살이 찌는 체질과 덜 찌는 체질은 지방 분해효소 때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사람 몸에는 지방을 축적시키는 알파수용체와 지방을 분해시켜주는 베타수용체가 있는데, 알파수용체가 많은 사람은 남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찔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베타수용체가 많은 사람은 똑같이 먹어도 날씬한 몸을 유지하게 됩니다.
열심히 운동하면서 식사량을 줄였는데도 살이 안 빠진다고 속상해 하지 마세요. 그건 당신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살이 안 빠지는 체질일 수 있으니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사우나를 자주 하면 살이 빠진다? X
살을 빼려고 일부러 사우나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중 목욕탕에서 사우나와 체중계를 오가며 단 1~2㎏의 변화에 울고 웃는 분들도 있지요. 그러나 사우나 후 바로 잰 몸무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해서 실제 몸무게와 연결되려면 1∼2주 가량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우나에서는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빠지기 때문에 수분을 섭취하면 금방 몸무게가 늘어 버립니다. 즉 사우나를 자주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우나에 가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 살이 빠질 겁니다.
굳게 믿었던 자신만의 ‘다이어트 철학’이 무너져서 속상하신가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제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더 큰 효과를 보실 수 있을 테니까요.
글 : 정 제 연 | 경희대 의대·의과대학원 졸업.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경희대 의대 가정의학과 외래교수
출처 : 위클리조선 [2003호] 2008.0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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