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대구에서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고 지구대를 찾아와 행패를 부린 40대 남자가 처음으로 모욕죄로 구속됐다. 야간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취자의 횡포는 정작 도움이 필요한 민원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일선 파출소의 기본업무조차 마비시킨다. 공권력 확립과 대다수 평온한 시민의 권익보호 차원에서 형사처벌하기로 한 경찰의 결정도 쉽지 않았다.
3개월 전 대전에서 상습적으로 112에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은 50대 남자취객이 구속돼 결국 실형 8개월의 판결을 받았다. 이 남자는 다섯 달 동안 112에 무려 750여 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권력의 손실과 취객의 전과 양산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난 6월 말 부산에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상습주취 소란자 관리보호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취객들을 처벌해 온 관례를 벗어나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가 있으면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이번 대책은 큰 호응 속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취객들의 치료비에 따른 예산문제와 응급실의 위생문제가 제기되면서 의료계에서는 경찰이 감당하지 못한 주취자 등을 응급실로 떠넘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처럼 주취자 관리보호대책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예산과 인권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다. 그러나 이 모든 고민을 한 번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음주에 대한 시민의식의 전환이다. '딱 술 한 잔’으로 시작한 음주가 폭력적으로 바뀌는 주취자들의 행태와 야간이나 새벽시간대 경찰관서를 찾아가 술주정을 하는 취객들의 그릇된 음주문화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손창현(경찰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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