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 후 소득이 없다면 생활비로 쓰겠지만 근로나 임대 소득이 있는 경우라면 용돈 정도로 쓰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상담사의 질문에 멈칫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용도나 부모님의 구체적인 요구 없이 습관적으로 드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생활비가 아닌 용돈이라면 얼마라도 떼어놓고 ‘용도 자금’으로 준비해 드리자는 것이다. 용돈은 일상생활에서 쓰일 돈이지만 ‘용도 자금’은 미래 부모님이 겪게 되는 생활상의 어려움이나 위험에 대비해 자녀가 준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체적인 건강과 재정적인 부담,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의 감소, 노후가 되면 저축이 어려운 습성을 고려하면서 용도는 자녀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노후 생활비에서 염두에 둘 것은 예기치 못한 노후 건강에 따른 의료비다. 기존 생명보험은 큰 병 위주의 정액 진단금 위주로 되어 있지만 큰 병으로 진단받지 않아도 검사비나 입원비 등이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다. 60대 전후로 특별한 질병을 앓고 있지 않다면 의료 실비가 보장되는 실손보험을 우선적으로 준비해 드리자. 부모님 세대는 정보가 약하고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만 본인 부담금이 높아지는 사회적인 변화를 볼 때 분명 젊은 자녀들이 꼼꼼히 챙겨드릴 몫이다. 실손보험은 낸 돈을 돌려받는 보험이다. 60세 이하의 경우 입원 의료비 5000만 원 한도 안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60~65세는 3000만 원까지로 한도가 적긴 하지만 7만 원대에서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부모님을 돕는 지혜를 발휘할 때는 기회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기회비용’은 | |
|
| 선택하지 않음의 비용이다. 내는 보험료 몇 푼 아낀다지만 생활 속에서 공공연하게 지출되는 비용이 결코 작지 않음을 볼 때 우선순위를 고려해 의료 실비는 꼭 필요한 지출로 생각하자. 고혈압 당뇨 등 관리 중인 질병이 있더라도 상해 의료 실비는 가능하니 살펴보기 바란다. 70세가 지난 연로하신 부모님께는 실제 보험 가입이 어렵기에 상조보험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60대 전후의 비교적 초기 은퇴 시기인 분들은 상조보험보다 자녀들과 상의해 따로 저축하는 것이 낫다. 젊은 세대의 경우 적립식 펀드를 통해 매월 꾸준히 저축하는 게 좋다. 한편 조심할 점은 부모님을 돕는 효심에서 하는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부부가 함께 주체가 되어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혼자 결정하거나 배우자 몰래 전달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양가의 재정적인 상황이 다를 경우가 있다. 한쪽은 생활비가 되고 다른 한 부모님 쪽은 소소한 용돈이 되는 경우다. 이럴 땐 금액을 똑같이 고집하거나 서운해하지 말고 양가 부모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용도를 구상해 부모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지혜를 갖도록 하자. 부부간의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생활 속에서 여윳돈이나 의식적으로 지출을 조정해 비정기적으로라도 저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부모님을 위해 따로 예비하는 통장의 ‘기록’은 분명 감동의 선물이 될 것이다. 큰 용도는 아니라도 부모님이 스스로 실행하기 어려운 생활 속의 이벤트(여행이나 가족 행사 등)라도 따로 준비하면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의 필요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귀중한 용도를 위해 함께 좋은 방법을 구하고, 가족 간의 역할을 지혜롭게 나누는 대화를 시작하자. 그것이 가족을 지키고 형제애를 누릴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임을 잊지 말자.
<박상훈 TNV 어드바이저 팀장> | |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